드디어 쓸 용기가 생겼다.
9월23일, 오늘은 내 생일이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어디에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내가 왜 이혼했는지 설명하는 것도 싫었고,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시키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빨리 지나가고 싶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를 보내고,
해야 할 일을 하고,
또 다음 날이 오면 다시 일어나서 하루를 살았다.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이 시간이 지나가겠지 싶었다.
괜찮지 않은 날도 많았다
사실 괜찮지 않은 날도 많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던 날도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했던 순간도 있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도대체 언제쯤이면 모든 게 조금 편안해질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도 시간은 계속 흘렀다.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그렇게 어느새 1년 4개월이 지났다.
돌아보면 모든 게 괜찮아진 것은 아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것도 있고,
여전히 불안할 때도 있고,
가끔은 내가 어디쯤 와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그래도 예전과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이제는 빨리 이 시간을 지워버리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기록해보고 싶어졌다.
무너졌던 생활을 다시 만들고,
돈을 다시 배우고,
다시 일을 하고,
별것 아닌 평범한 하루를 되찾아가는 과정까지.
잘 살아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시 살아보려고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남겨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이곳을 만들었다.
나를 위해,
인터넷 한켠에 작은 집을 하나 만들었다.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와 생각들을
이곳에 하나씩 천천히 채워보려고 한다.
어쩌면 예전의 나 같은 누군가에게
그리고 또 하나.
어쩌면 예전의 나처럼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 끙끙 앓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누군가가
언젠가 이곳에 우연히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나도 그랬다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를 보내면서도
사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았던 날이 있었다고.
나 역시 답을 몰랐고,
지금도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건 아니라고.
그래도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와 있었다고.
혼자만 그런 건 아니라고
나는 누군가에게 정답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내가 지나온 시간과
지금 다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솔직하게 남겨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 기록이 언젠가
그때의 나 같은 누군가에게 닿는다면,
혼자만 그런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말없이 옆에 앉아서
잠깐 손을 잡아주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