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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하천 산책로

나는 원래 걷는 걸 좋아했다|갈매천에서 왕숙천까지N

나는 원래 걷는 걸 좋아한다.

특히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시간을 좋아한다.

꼭 어디를 가야 할 일이 없어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좋다. 혼자 걷는 것도 물론 좋다.

그냥 걷는 것 자체가 좋다.

갈매천에서 시작한 가을 하천 산책 풍경
갈매천에서 시작한 오늘의 산책

오늘은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2026년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아이들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은 조금 특별한 귀가 방법을 선택했다.

갈매동 갈매천에서 출발해 퇴계원 용암천을 지나 왕숙천을 따라 걸어가기로 했다.

오전 11시 30분, 갈매천에서 출발했다.

이어폰에는 평소처럼 팝송을 틀었다. 특별히 정해놓은 플레이리스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듣기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면 그걸로 충분하다.

메가커피에서 산 하우스 밀크 라떼도 한 잔 들고 출발했다.

가을 햇살이 드는 갈매천 산책로
혼자 음악을 들으며 따라간 산책길
갈매천 산책 중 눈에 들어온 가을 풍경
걷다가 내사진

아무 생각 없이 걷는 시간이 좋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이 걷는 편이다.

그렇다고 걸으면서 고민을 정리하거나 어떤 문제의 답을 찾으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음악을 들으면서 걷고, 주변 풍경을 구경한다.

햇빛에 반짝이는 강아지풀도 보고, 물 위에 떠 있는 오리도 보고, 지나가는 강아지도 구경한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잠깐 멈춰서 사진도 찍는다.

그렇게 걷다 보면 시간이 꽤 빠르게 흘러간다.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 걷는 게 아니라, 그냥 걷는 순간 자체가 좋다.

산책 중 물 위에 있는 오리 두 마리
물가에서 만난 오리들
용암천 산책 도중 찍은 풍경
걷는 길에 남긴 기록

예전에도 참 많이 걸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걷는 걸 좋아했다.

반려견이 어렸을 때는 함께 한두 시간씩 산책하기도 했다.

강아지를 위해 그렇게 오래 걸었던 건 아니다.

사실 내가 걷는 걸 좋아해서 강아지가 따라온 것에 가깝다. ㅋㅋㅋ

한번은 왕숙천을 따라 구리한강시민공원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돌아온 적도 있다.

그날은 무려 다섯 시간이나 걸었다.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겠지만, 나에게는 그저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한 하루였다.

나무와 그늘이 있는 가을 하천 산책길
오래 걸어도 좋은 길

목적지에 도착하는 즐거움

물론 걷는 순간만 좋은 건 아니다.

나는 목적지를 정해놓고 걸어가는 것도 좋아한다.

‘오늘은 저기까지 걸어가 보자.’

그렇게 생각하고 걷기 시작해서 실제로 그곳에 도착하면 꽤 뿌듯하다.

드디어 끝났다는 후련함보다는,

‘와, 내가 여기까지 걸어왔네!’

하는 기분이 더 크다.

오늘도 갈매천에서 용암천을 지나 왕숙천까지 걸었다.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서 사진도 찍고, 커피도 마시고, 음악도 들었다.

용암천에서 왕숙천으로 이어지는 하천길의 모습
이어지는 하천길
용암천 산책로 주변 안내 표지판
지나온 용암천 구간
왕숙천자전거2길 안내 표지판
왕숙천 진입

그리고 오후 12시 53분, 성신양회를 조금 지난 해모로 아파트 근처에 도착했다.

오전 11시 30분에 출발했으니 총 1시간 23분.

생각보다 긴 거리였지만 오늘도 즐겁게 걸었다.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

살면서 생활 방식도 달라지고, 좋아하는 것들이 바뀌기도 한다.

그런데 걷는 걸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다.

혼자 걸어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걸어도 좋다.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도 걷고, 그냥 걷고 싶은 날에도 걷는다.

꼭 운동이 목적일 필요도 없고, 걸으면서 무언가를 깨달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풍경을 보고, 내 발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

그리고 정해놓은 목적지에 도착해서 ‘내가 여기까지 걸어왔구나’ 하는 뿌듯함을 느끼는 것.

나는 그냥 그런 시간이 좋다.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토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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